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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후기]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rabbi!_! 2024. 12. 20. 18:45

 

여기저기서 아주 핫하다고 난리여서 모를 수가 없었던 이 전시. 

 

오스트리아 레오폴드 미술관은 에곤실레의 작품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 이렇게 많은 실레의 작품을 오스트리아 밖에서 볼 수 있는 전시는 이 전시가 유일하다고 한다.

 

간만에 만난 잎새(사실 이번달 초에도 본)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국중박이라고들 하시던데. 저는 처음 가 봅니다.  

 

지하철에서부터 박물관 입구까지는 쭉 연결된 통로가 있어서 춥거나 더운 날씨에 오는 관람객들에게 아주 유용할 것 같다.

 

실제로 이날 너무 추워서 밖으로 어떻게 걸어가지 걱정했는데, 너무나 다행이었다.

 

전용통로를 쭉 따라가면 됨.
박물관 나들길이라니. 너무나 멋지잖아.

 

위 통로를 지나가면 멋진 박물관 입구가 나온다. 나는 세시 반 전시였는데, 조금 일찍 와서 박물관 이곳 저곳을 구경하고 다른 전시는 뭐가 있는지도 살펴보았다. 

잘은 모르겠지만, 가을쯤 오면 너무 예쁠 듯

 

현장 예매도 할 수 있는데, 큐알 찍어보니 그냥 매진이었다. 실제로 그냥 오셔서 현장 표를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다들 돌아감. 너무 추웠는데, 꽤나 허탈하셨을 것 같다. 그냥 인터넷으로 빈자리 어떻게든 예매하시는 걸 추천드림.

 

괜히 찍어보고 싶게 생김

 

전시 관람 전 옷을 맡길 수 있는 사물함이 있으니 잘 살펴보고 이용하세요. 한시간 반에서 두시간 정도 보는데, 두꺼운 옷 입고 짐 들고 보면 답답하니께^^....잎새 아니었으면 사물함 있는지도 몰랐어.

내가 보고 느끼며 그리는 것이 세상이나 인간 아닌가...? 소시민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예술가의 말

 

 

전통적인 회화양식에서 벗어난 그림들은 잡지나 우표 등을 그리는 데 최적화되어 있었다. 지금 봐도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을 그림들이라서 감탄을 금치 못한. 

 

카페에서 실제 사용되었다는 의자. 지금봐도 멋진 라탄과의 조합이다.
꽃병 디자인. 오묘한 색감과 재질이 독특하다.

 

실용적인 가구나 식기들 이외에도 여러 회화가 전시되어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전시되어 있는 작품은 역시 실레의 작품. 

실레는 클림트의 영향을 받으면서 금박이나 은박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클림트의 영향을 받았던 시기의 작품에는 상대적으로 그리는 대상의 물체와 배경의 대비가 뚜렷하고 그림이 꽤 화려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실레의 국화

 

가장 유명한 실레의 작품 중 하나인 꽈리열매가 있는 자화상. 

긁...적. 잎새가 찍어주다 당황한 나의 어색함ㅋㅋㅋㅋㅋ

 

나는 그림을 잘 모르기 때문에 전시에서는 무조건 오디오 가이드를 듣는 편이다.

근데 실레의 그림은 들을수록 실레가 잘 이해되지 않았다. 

자기 어머니에 대한 미움, 증오, 그리움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조금 뒤틀린 그림을 많이 그렸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기애는 상당했는지, 자화상이나 사진을 많이 남겼는데, 보통 부모로부터 제대로 된 애정을 받지 못한 경우 자기애가 충만하기는 어렵지 않나...? 그는 그가 그린 그림들만큼이나 복잡한 사람인 것 같다.

 

 

멋진 나...라고 말하는 것 같다.

 

전시 마지막 즈음 실레와 클림트의 스케치를 대비한 공간이 나오는데, 

클림트는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여성의 표현을, 실레는 그리는 대상의 고통과 어려움이 그대로 묻어나올 수 있는 여성의 스케치를 자주 그린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실레의 그림이 조금 더 대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 울림을 주었다.

 

 

약 한시간 반 정도 그림을 봤고, 이 외에도 많은 유명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전시가 끝나기 전 한번 쯤 가보실 것을 추천한다. 잎새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도록을 주었다..갬덩쓰... 다음주에 또 가기 전에 한 번 읽어보고 가야겠다.

 

날이 추워서 닭한마리로 마무리...